김학주의 Morning Briefing에 좋은 자료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바이오산업을 이해하고 투자하시는데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최근 인보사 사태 및 임상3상에 도전하던 한국 바이오 업체들의 실망스런 소식으로 인해 바이오 업종 주가도 폭락했습니다.
바이오 산업은 분명히 성장 잠재력이 매력적이나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실수하기 쉽습니다. 국내 바이오 업계 주가 거품도 신경 쓰이지요. 그렇다면 글로벌 No.1 바이오 기술업체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의심할 수 없는 수요 성장
세계 인구 가운데 50% 이상이 아시아 신흥국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의 노령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늙으면 면역이 약해집니다. 체내에서 잘못된 세포분열로 인해 생성된 암세포가 하루에도 수없이 생기지만 면역세포가 이를 제거하는데요. 늙으면 면역능력이 떨어져 암과 같은 중병에 노출됩니다.
향후 혁신 신약이 다양하게 출시되어 질환에 대한 해법이 생기면 바이오 약품 수요가 감소할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어차피 몸이 늘었고, 면역이 약해졌기 때문에 하나의 문제를 해결해도 다른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아프거나 죽기 싫어합니다. 노인들이 소비에 인색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기꺼이 지불합니다.
대체재에 대한 고민
바이오 산업의 경우 눈부신 수요 성장 기대 덕분에 장밋빛으로 보게 됩니다. 그런데 혁신 신약이 개발되면 기존 의약품 입장에서는 대체재가 될 수 있습니다. 2018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가장 높은 프레미엄을 받고 상장된 바이오 기술업체들은 새로운 치료법(modality)을 개발하는 곳들이었습니다.
이런 위협에 대해 기존 기술을 갖고 있는 바이오 업체들은 자신들의 신약 가치를 평가할 때 출시 이후 특허가 유지되는 10여년 시장을 독과점하는 것으로 가정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나올 대체 치료법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치료법 가운데 이미 오랜 기간 연구된 것들도 있습니다. 즉 10여년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술 자체가 대체될 경우 미래 신약 출시의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바이오의 미래가 이렇게 밝음에도 불구하고 워렌버펫이 바이오에 투자했다는 말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기술적 변혁이 빨라 기존 기술이 어떻게 진부화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국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 거품이 심한 이유
한국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해 왔습니다. 그 분들이 바이오 신약 개발을 위해 넘어 오고 계십니다. 그러나 최근의 일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세계적으로 바이오 업계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한국 업체 가운데 이런 역량을 가진 곳은 매우 드뭅니다.
예를 들어 바이오 산업에서 항체가 자주 쓰입니다. 항체는 환부를 잘 찾아가는 (=target)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항체를 개발, 가공하기가 어려워서 비쌉니다. 반면 펩타이드는 항체보다 싸고, 제어하기도 쉽고, 크기가 작아 세포 내로 쉽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펩타이드를 생산하는 곳은 있지만 능숙하게 엔지니어링 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매력적인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능력’을 봅니다. 그래서 핵심 인력, 기술의 주도권 등을 평가하는데요. 아직 한국 바이오 업체들은 이런 역량이 부족해서 신약 파이프라인(pipeline)이 단순합니다.
그렇다면 한국 바이오 업체 주가가 할인(discount)되어야 하는데요. 우리나라 투자자 분들이 해외 바이오 업체에 (정보 부족 등으로) 접근하기 어려워 한국 바이오 기업에 희소성이 생기며 오히려 프레미엄(premium)으로 거래됩니다. 한국 바이오 기업과 동종의 해외 기업을 (apple to apple로) 비교하면 해외기업이 훨씬 우월한데 한국기업이 비싼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해외 바이오 업체 가운데 한국거래소에 상장하고 싶어하는 곳들도 많습니다.
한국 바이오 업체들이
거짓말하는 이유
바이오 기업은 신약개발을 위해 엄청난 초기 R&D투자가 필요합니다. 연구성과가 나오기 전에 자금이 고갈되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자금조달이 기업의 생사를 좌우합니다. 돈을 끌어들이기 위해 회계조작이나, 사업내용을 숨기는 경우(=cheating)도 있을 것입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 수 있지요.
그런데 이는 지원 인프라가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Cancer Research UK는 신약개발 아이디어가 혁신적이면 임상1상을 지원해 줍니다. 반면 한국의 정부 금융기관은 바이오 스타트업에 보통주가 아니라 전환사채 형태의 투자를 원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대주주 1인(과학자)의 개인 보증도 요구합니다. 만일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과학자는 감옥에 갈 수 있지요. 이런 환경에서 거짓말이 나오지 않을까요?
한편 개인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조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적법한 범위 내에서 생존을 위한 도구를 사용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왜 하필 그 때 자회사를 시가평가해서 가치를 부풀렸냐는 의심인데요. 시가평가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권장하는 바이며, 평가방법도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업체들과 비교했으므로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글로벌 No.1 바이오 기업에
분산투자하라
바이오는 분명히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입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지수(index)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NASDAQ Biotechnology Index가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데요. 2010년이후 바이오텍 붐(biotech boom)을 타고 급상승 한 후 4년정도 횡보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재상승할 것입니다.
한편 유망종목으로 집중하고 싶다면 한국에서 조명을 받는 바이오 주식이 자랑하는 기술을 공부해 보시고, 그 분야에서 가장 앞서는 글로벌 업체에 투자하세요. 시장이 언제 열릴지 모르는 기술이라도 No.1 업체는 끝까지 생존하여 큰 시장을 결국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시면 유망한 테마들의 No.1 주식들로 분산투자하실 수 있습니다.
원화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는 이유는 너무 많습니다. 한국인 투자자라면 자산의 일부를 달러를 비롯한 해외자산으로 바꿔 놓는 것이 현명하므로 ‘글로벌 No.1 바이오 기업에 장기 분산투자’를 추천합니다.
김학주
필자 약력
현 KDI 민간 경제자문단 자문위원
현 한동대학교 교수
전 우리자산운용 CIO
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전 한국거래소 상장심의위원
전 공무원연금 자산배분위원
2008 아시아머니 한국 최우수 애널리스트
2007 아시아머니 한국 최우수 애널리스트
2006 아시아머니 한국 최우수 애널리스트
2006 매경증권인상 금상 기업분석 부문
hagjuresearch@naver.com